경제 여건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는데도 원화 가치는 왜 적정 수준보다 150원 이상 낮아졌을까요? 올해 하반기 바이오 업계는 연구개발과 수출 성장뿐 아니라, 끝없이 오르는 원·달러 환율과 커지는 변동성이라는 이중고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펀더멘털과 괴리된 원화 약세, 바이오 기업의 부담 키워
올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환율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변동성도 커졌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추정한 원화 가치의 적정선은 1330~1350원 수준으로 거론되지만, 실제 환율은 이보다 150원 이상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과 달러 매도, 금리 조정 등 안정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예전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단순한 수급을 넘어 글로벌 자금 흐름과 통화정책 기대, 투자 심리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오 기업에는 고환율이 비용과 수익성 양쪽에 영향을 줍니다. 신약 연구개발에 필요한 해외 장비와 원부자재, 임상시험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경우 원화 기준 부담이 커집니다. 특히 임상 단계에 진입한 기업은 해외 위탁생산·임상시험 비용이 늘어나면서 현금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환율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습니다. 달러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매출액과 이익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환율 변동이 지나치게 커지면 가격 협상, 환헤지 비용, 수입 원가 상승 등이 맞물려 이 같은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주가와 투자 전략의 변수로 부상
고환율은 바이오 기업의 실적 전망뿐 아니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인 기업일수록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할인율과 자금 조달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환율 불안이 장기화되면 투자자들이 성장성보다 현금 보유량과 비용 관리 능력을 우선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단순히 수출 비중만 확인하기보다 비용과 매출의 통화 구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달러 매출이 많은지, 해외 임상과 생산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환헤지 전략을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 고환율의 수혜와 피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올해 하반기 바이오 업계의 최대 고민… 경제 여건 괜찮은데 환율 안 떨어지나?”라는 질문은 단순한 외환시장 전망에 그치지 않습니다. 환율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기업들이 그 변동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할지가 바이오 업계의 비용 구조와 수익성,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고환율의 벽을 넘어설 바이오 기업은 누구인가: “올해 하반기 바이오 업계의 최대 고민… 경제 여건 괜찮은데 환율 안 떨어지나?”
환율이 발목을 잡는 동안에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다음 승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물의약품 허가 신청부터 신약 임상시험, 글로벌 시장 확대까지 기업별 성장 전략은 더욱 구체화되는 모습입니다. 결국 고환율 시대의 승자는 환율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기업이 아니라, 환율 충격을 견디며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허가 성과를 눈앞에 둔 휴온스랩
휴온스랩은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하이디자임(HyDIZYME)’의 생물의약품 허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생물의약품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으며, 올해 말까지 품목 허가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허가가 현실화되면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기술이 실제 제품과 매출로 이어지는 전환점을 맞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고환율 국면에서는 단순한 기술 보유 여부보다 허가, 생산, 판매로 이어지는 사업화 역량이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임상 진전으로 가치를 증명하는 핀테라퓨틱스
핀테라퓨틱스는 CK1α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전략을 기반으로 고형암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현선 대표는 임상이 순항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개념입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신약 개발 기업은 임상 단계가 진전될수록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임상시험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추가 자금이 필요한 만큼, 투자자는 목표 자체보다 환자 모집과 임상 결과, 자금 조달 계획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70조원에서 230조원으로 커지는 시장 기회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목하는 시장 규모도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회사 측은 타깃 시장이 현재 약 70조원에서 2030년 23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장 규모가 커진다고 모든 기업이 같은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판매망, 생산능력, 제품 경쟁력, 가격 대응력처럼 실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처럼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변화에 맞춰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은 고환율 상황에서도 해외 매출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방어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고환율 시대의 투자 포인트는 ‘성과의 가시성’
원·달러 환율이 적정 수준보다 높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수입 원재료 비용과 연구개발 비용, 해외 임상 비용이 기업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거나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환율 상승이 일부 긍정적으로 반영될 여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바이오 기업을 바라볼 때는 막연한 기대보다 다음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 허가 신청 이후 실제 승인 가능성과 일정
- 임상시험의 진행 속도와 주요 결과
-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만들어낼 판매·생산 역량
‘올해 하반기 바이오 업계의 최대 고민… 경제 여건 괜찮은데 환율 안 떨어지나?’라는 질문의 답은 단순히 환율 전망에만 달려 있지 않습니다. 환율 변동을 견딜 재무 체력을 갖추고, 허가·임상·매출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쌓는 기업이 누구인지가 하반기 바이오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305494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