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동전주’와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종목들이 한꺼번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36개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가운데, 코스닥 종목만 27개로 전체의 75%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지난달부터 강화한 상장폐지 요건에 따른 것입니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기준에 못 미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일정 기간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며, 일부 종목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스닥이 관리종목 지정 기준을 강화한 이유
코스닥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도 많지만, 실적과 재무구조가 장기간 악화된 이른바 한계기업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들 기업이 시장에 계속 남아 있으면 투자자 피해가 커질 뿐 아니라, 코스닥 전체의 신뢰도와 기업가치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거래소가 이번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는 부실기업을 정리해 실적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시가총액 기준도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으로 높아질 예정이어서 상장 유지 문턱은 더욱 높아집니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이 곧바로 부실기업이나 상장폐지가 확정된 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기업에는 지정 사유를 해소할 기회가 주어지며, 정해진 기간 안에 주가나 시가총액 기준을 회복하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정지와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전주 퇴출’이 천스닥으로 이어질까
시장에서는 부실기업을 걷어내면 코스닥의 평균적인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기업의 영업이익은 한계기업을 제외할 경우 18조8000억 원으로, 전체 기업을 포함한 수치보다 오히려 컸습니다.
이는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를 내는 기업이 제외되면 시장 전체의 이익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순이익이 늘어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져 코스닥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반기 코스닥 승강제 도입 방안까지 구체화되면 경쟁력 있는 기업에 투자금이 집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 효과가 실적 개선과 맞물릴 경우 코스닥지수가 1000포인트를 회복하는 이른바 ‘천스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합니다. 그러나 상장 종목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 지수가 자동으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실제 성장성, 시장 유동성, 바이오 등 주요 업종의 흐름과 국내외 투자심리가 함께 뒷받침돼야 합니다.
투자자는 ‘관리종목’이라는 신호를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이번 조치는 코스닥의 체질 개선을 위한 대수술인 동시에, 해당 종목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거래가 위축될 수 있으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흑자를 내고 있더라도 주가나 시가총액 같은 시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관리종목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투자자는 단순히 주가가 싸다는 이유로 접근하기보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 기한, 재무상태, 감사의견과 공시 내용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조치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퇴출하느냐’가 아니라,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우량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달려 있습니다. 코스닥이 동전주를 걷어내고 진정한 천스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제도 시행 이후 시장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동전주 걷어내면 천스닥 회복할까”…코스닥 36곳 무더기 관리종목, 퇴출 본격화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에서 기업 수가 줄어들면 코스닥의 성적표는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부실기업과 한계기업이 지수와 실적 통계에 끼치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면서 코스닥 36개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것도 이런 체질 개선 흐름의 출발점으로 해석됩니다.
한계기업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오히려 커진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기업의 영업이익은 한계기업을 포함했을 때 14조1000억원이었지만, 한계기업을 제외하면 18조8000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부실기업이 시장에서 정리되면 남은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R)도 같은 원리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가총액을 의미하는 분자는 줄고, 순이익을 뜻하는 분모는 커지면서 코스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장폐지가 곧바로 지수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에서 퇴출되는 기업의 규모와 업종, 남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 여부, 투자심리 등이 함께 작용해야 합니다.
승강제와 바이오 업종이 반등의 불씨 될까
하반기 예정된 코스닥 승강제 도입도 주요 변수입니다. 프리미엄·스탠다드 등으로 시장을 구분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상위 리그로 선별하면, 우량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코스닥 전체의 신뢰도와 기업 간 경쟁력 차이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코스닥지수에서 비중이 큰 바이오 업종의 흐름도 중요합니다. 신약 개발 성과나 기술수출 같은 호재가 이어지고 투자심리가 회복된다면, 바이오 기업들이 지수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책에 따른 시장 정비와 성장 업종의 실적·성과가 맞물릴 때 ‘천스닥’ 회복 시나리오가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단순히 종목을 줄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부실기업을 걷어낸 뒤에도 시장에 남은 기업들이 실제로 이익을 내고 성장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관리종목 지정 기업들이 오는 10월 이후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지수 전망보다 개별 기업의 재무 상태와 상장 유지 요건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tock/121292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