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가격과 이용 횟수를 제한한 지 한 달 만에, 실손보험 청구액이 오히려 478억62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전년 같은 달보다 10.6% 증가한 수치입니다. 규제가 보험금 지출을 줄이기는커녕, 비슷한 목적의 다른 비급여 치료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낳은 것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신장분사치료입니다. 지난달 청구액은 139억6800만원으로 전월보다 무려 175.6%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3배를 넘는 규모입니다. 신장분사치료는 통증 부위에 의료용 가스를 분사해 근육을 이완하고 통증을 줄이는 방식으로, 도수치료와 목적이 유사합니다.
비침습적무통증신호요법도 지난달 청구액이 54억52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2.2% 늘었습니다. 일부 의료기관이 도수치료 대신 유사 치료를 권하거나, 줄어든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다른 비급여 항목의 가격과 횟수를 조정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서울 일부 의원에서는 신장분사치료 비용을 한 달 사이 3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리거나, 인대강화주사 가격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한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비급여 진료는 의료기관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 이런 움직임이 더욱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 항목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비용 부담은 결국 실손보험 가입자 전체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치료만 묶는 방식으로는 풍선효과를 막기 어렵습니다. 비급여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료·청구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등 보다 촘촘한 관리체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풍선효과의 대가는 결국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돌아온다: 도수치료 묶자…닮은꼴 비급여 청구액 폭증
지난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은 16조9653억원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비급여 진료에 지급된 보험금만 9조6884억원으로, 전체의 57.1%를 차지했습니다. 특정 비급여 항목의 이용이 늘고 가격이 오를수록 그 부담은 일부 의료기관이나 가입자에게만 머물지 않습니다. 결국 보험료 인상이라는 형태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돌아옵니다.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묶은 뒤 신장분사치료, 증식치료 등 유사 비급여로 청구가 몰린 현상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규제 대상이 된 치료를 다른 항목으로 바꾸거나, 청구 횟수 제한을 피하기 위해 건당 진료비를 높이면 보험금 누수는 줄지 않고 경로만 바뀝니다. ‘도수치료 묶자…닮은꼴 비급여 청구액 폭증’이라는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특정 치료 하나의 가격을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비급여 항목별 가격과 치료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료기록과 보험금 청구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비정상적인 가격 인상과 항목 변경 청구를 점검해야 합니다. 의료기관별 비급여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입자 역시 치료 전 비급여 진료비와 보장 범위를 확인하고, 진료 목적과 횟수가 명확한지 살펴야 합니다. 단기적인 규제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비급여로 수요가 옮겨가는 구조 자체를 개선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실손보험이 꼭 필요한 의료비를 보장하면서도,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641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