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AI 역사를 만든 인물들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나자 시장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제미나이와 알파스타 개발을 주도한 오리올 비냘스, 텐서플로우 구축에 참여한 산제이 게마와트, 구글의 핵심 기술 전환을 이끌어온 제프 딘, 브레인 창립 멤버 꾸옥 레 등이 잇따라 독립과 창업에 나선 것입니다.
소식이 전해진 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장중 최대 5% 하락했습니다. 시가총액으로는 약 190억달러, 우리 돈 약 26조원이 증발했습니다. 단순히 몇 명의 퇴사가 주가를 흔든 것이 아니라, AI 경쟁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는 ‘사람’의 이탈이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번진 결과입니다.
특히 이들의 경력은 구글 AI 기술의 발전 과정과 겹쳐 있습니다. 제프 딘은 검색부터 AI 컴퓨팅까지 구글의 기술적 방향을 이끌었고, 산제이 게마와트는 머신러닝 생태계의 기반이 된 텐서플로우 구축에 관여했습니다. 오리올 비냘스는 제미나이와 알파스타 개발을 주도했으며, 꾸옥 레 역시 구글 브레인과 딥러닝 연구의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이처럼 상징성이 큰 인재들이 떠났다는 점은 구글 내부의 단순한 인력 공백을 넘어섭니다. 시장은 이탈의 배경에 구글의 거대해진 조직 구조,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 기술 상용화 지연 문제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차세대 제미나이 모델의 공개를 예고 시점보다 늦추며 실행력에 대한 의문을 키운 상황입니다.
구글은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검색과 광고 중심의 기존 사업 모델에도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독점 소송과 크롬 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회사 안팎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경쟁사보다 느리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최첨단 AI 모델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이를 빠르게 제품과 수익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입니다.
퇴사한 연구자 일부가 설립하는 ‘디스커버리루프’는 AI가 가설 수립부터 실험 설계, 결과 분석까지 과학 연구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연구자들이 대기업 조직을 벗어나 더 큰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동시에, 구글은 이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고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며 연결고리를 유지하려 합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인재를 내부에 붙잡아두는 것”만이 AI 경쟁의 해답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구글이 이탈한 전설들과 협력하며 외부 혁신을 흡수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핵심 인력 유출이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제미나이 성능과 사업화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구글의 반격, 인재를 붙잡는 대신 연결하는 전략 | 전설의 일잘러들은 왜 구글을 떠날까…위기에 흔들리는 ‘AI 왕국’
구글은 떠난 연구자들을 다시 조직 안으로 끌어들이는 대신, 이들이 세운 스타트업과 연결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핵심은 투자와 인프라 제공입니다. 구글에서 독립한 연구자들이 과학 연구 자동화 AI 스타트업 ‘디스커버리루프’를 설립하면, 구글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인재 유출을 단순한 손실로만 보지 않겠다는 전략입니다. 연구자들은 거대 조직의 복잡한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확보하고, 구글은 막대한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외부의 혁신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떠난 인재를 경쟁자로 내모는 대신, 잠재적인 협력 파트너로 전환하는 셈입니다.
세르게이 브린 복귀와 데미스 허사비스 역할 재편
구글의 리더십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됩니다.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재편되면서 AI 연구와 사업화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구글이 직면한 문제는 연구 성과 자체보다 이를 제품과 수익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에 있습니다.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제미나이 출시가 지연되고, 검색과 광고 중심의 기존 사업 모델까지 압박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십 재편은 이러한 병목을 해소하고 AI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려는 승부수로 볼 수 있습니다.
‘AI 왕국’의 미래를 가를 세 가지 변수
이번 전략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 협력의 실효성: 투자와 클라우드 제공을 넘어 실제 공동 연구와 서비스 출시로 이어져야 합니다.
- 개발자 신뢰 회복: 조직이 다시 느려지고 복잡해진다면 추가적인 인재 이탈을 막기 어렵습니다.
- 제미나이의 경쟁력: 결국 시장은 리더의 상징성보다 모델 성능과 제품 사용성으로 구글을 평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번 변화는 인재를 되찾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릅니다. 구글이 모든 핵심 인력을 내부에 보유하는 대신, 독립 연구자와 스타트업을 자사 생태계 안에 연결하려는 실험입니다. 이 모델이 정착한다면 구글은 조직 규모의 한계를 보완하면서도 외부 혁신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협력이 형식에 그치고 AI 제품 출시 지연이 반복된다면, 이번 인재 이탈은 구글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신호로 남을 수 있습니다. 결국 세르게이 브린의 복귀와 데미스 허사비스의 역할 재편이 ‘AI 왕국’의 몰락을 막을 마지막 승부수가 될지는, 연구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산업과 소비자 서비스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Reference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world/121228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