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진 부산의 한 물류센터 안. 바깥 기온은 40도에 육박하지만, 작업자들은 패딩을 입고 움직입니다. 냉장·냉동 상품의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 센터 내부가 영하권으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초속 4m로 달리는 피킹 로봇은 바둑판처럼 생긴 ‘하이브’ 위를 오가며 상품 바스켓을 끌어 올립니다.
이곳은 롯데마트의 첫 온라인 그로서리 자동화 물류센터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입니다.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기술을 적용해 AI 수요 예측부터 상품 보관, 피킹,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했습니다. AI가 곧 주문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미리 예측하면, 로봇이 해당 바스켓을 작업하기 좋은 위치로 옮겨놓는 방식입니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집게형 로봇 팔이 필요한 상품을 집어 포장 구역으로 보냅니다. 현재 전체 출고량의 약 40%를 로봇 팔이 담당하며, 냉장 구역에서만 약 120대의 물류 로봇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주문량에 따라 최대 300대까지 확대할 수 있고, 센터 전체로는 최대 1000대의 로봇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핵심은 단순히 사람을 없애는 데 있지 않습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은 AI와 로봇이 맡고, 상품 검수처럼 로봇이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는 사람이 담당합니다. 로봇 팔이 상품을 놓치는 등 초기 오류도 있었지만, 반복 학습을 거치며 정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저온 상품이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100% 콜드체인 시스템도 신선식품 배송의 경쟁력을 뒷받침합니다.
롯데마트가 목표로 하는 처리량은 하루 최대 3만3000건입니다. 약 2000억원을 투자한 만큼, 주문량이 늘어날수록 건당 고정비를 낮춰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영남권 약 400만 세대를 배후에 둔 부산을 첫 거점으로 선택한 것도 배송 효율과 시장 확대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결과입니다.
AI가 수요를 읽고 로봇이 상품을 옮기는 제타 스마트센터는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줍니다. 부산 센터의 운영 성과가 향후 고양에 건설 중인 2호점의 가동 시점과 롯데마트의 온라인 장보기 전략을 결정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AI가 주문 예측하고 로봇이 상품 척척…신선식품 승부수 던진 롯데마트, 2000억원 승부수의 수익성
롯데마트가 부산 제타 스마트센터에 투입한 금액은 약 2000억원입니다. 하루 최대 3만3000건의 주문을 처리하고, 건당 평균 주문 금액을 8만원으로 가정하면 연간 매출 목표는 약 9630억원에 이릅니다. 숫자만 보면 대규모 투자에 걸맞은 청사진입니다.
하지만 진짜 승부처는 로봇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아닙니다. 주문량이 늘어날수록 주문 한 건당 고정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자동화 물류센터는 초기 설비 투자비가 크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이 확보되면 인건비와 분류·피킹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문량이 수익성을 좌우한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피킹 로봇과 로봇 팔을 활용해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을 자동화했습니다. 현재 냉장 구역에 약 120대의 로봇이 운영되고 있으며, 주문량에 따라 최대 300대까지 확대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최대 1000대의 물류 로봇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구조의 장점은 물량이 증가해도 센터 전체를 다시 확장하지 않고 기존 설비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주문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거액의 설비 투자비와 유지·보수 비용이 매출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루 3만3000건이라는 처리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주문이 얼마나 빠르게 그 수준에 근접하느냐입니다.
신선식품은 효율과 품질을 함께 봐야 한다
신선식품 배송은 일반 공산품보다 수익성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냉장·냉동 설비 운영비가 발생하고, 상품의 신선도와 배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재고 관리도 정교해야 합니다. 판매되지 못한 상품이나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저하는 곧바로 폐기 비용과 고객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AI를 활용해 고객 주문을 예측하고, 예상 주문 상품을 미리 출고에 유리한 위치로 옮겨놓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피킹부터 포장, 배송까지 저온 상태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을 적용했습니다. AI가 주문 예측하고 로봇이 상품 척척…신선식품 승부수 던진 롯데마트라는 전략이 단순한 기술 과시가 되지 않으려면, 예측 정확도와 상품 회전율을 높여 폐기율까지 낮춰야 합니다.
부산센터의 성과가 다음 투자를 결정한다
롯데마트가 부산을 첫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영남권 약 400만 세대를 기반으로 주문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초기 고객을 충분히 모으고 배송 효율을 끌어올리면 자동화 설비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반면 부산센터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 고양시에 건설 중인 2호점의 운영 시점과 투자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의 평가는 로봇 수나 처리 속도가 아니라 다음 지표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 센터 가동률과 일평균 주문 건수
- 주문 한 건당 물류 처리 비용
- 신선식품 폐기율과 품절률
- 배송 정확도 및 고객 재구매율
- 자동화 설비 유지·보수 비용
2000억원의 투자가 성공하려면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주문 예측으로 재고 손실을 줄이고, 자동화로 처리 비용을 낮추며, 신선식품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결국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의 성패는 ‘가장 빠른 물류센터’가 아니라 가장 많은 주문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익으로 전환하는 물류센터가 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092408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