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불도 켜지지 않은 새벽 6시 50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앞에는 이미 157명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개장까지 3시간 넘게 남았지만, 팬들은 돗자리와 담요를 펼치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코스프레를 준비하며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이들이 기다린 곳은 단순한 팝업스토어가 아니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즐겼던 모바일게임 ‘좀비고등학교’의 첫 공식 팝업스토어였습니다. 12년 만에 처음 열린 행사인 만큼, 어린 시절의 추억을 직접 만나고 한정 굿즈를 구매하려는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한 23세 팬은 새벽 1시부터 줄을 섰습니다. 막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그는 “첫차를 타고 오면 늦는다”며,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즐긴 게임을 위해 이른 시간부터 기다렸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한 게임에 대한 애정이 그를 현장으로 이끈 것입니다.
사전 예약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예약 시작 시간에 맞춰 접속했는데도 수천 명이 앞에 있었고, 불과 1분 늦은 이용자에게는 4000명 대기 안내가 표시됐습니다. 초반 일주일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면서, 예약에 실패한 팬들은 새벽부터 현장 대기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이처럼 ‘좀비고등학교’ 팝업스토어에 몰린 10대와 20대 초반 팬들은 어린 시절의 게임 이용자에서 이제 직접 소비하는 팬덤으로 성장했습니다. 게임 속에서 쌓은 추억이 시간이 지나 굿즈 구매와 팝업 방문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한때 교실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던 친구들은 이제 먼 지역에서 기차를 타고 찾아오고, 수십만 원을 들여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아이템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새벽부터 이어진 긴 줄은 단순한 대기 행렬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현재의 팬심과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좀비고등학교’는 게임을 넘어, 한 세대의 추억을 다시 움직이게 한 공간이 됐습니다.
어린 시절의 게임은 어떻게 평생 팬덤과 소비로 성장하는가|새벽 1시부터 줄 섰어요…4000명 대기 1020 난리난 곳
초등학생 때 교실을 휩쓸었던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의 길을 걷기도 합니다. 당시의 놀이 경험이 추억으로 남고, 이용자가 소비력을 갖춘 10대 후반과 20대가 되면서 강력한 팬덤과 소비 시장으로 다시 등장하는 것입니다.
모바일게임 ‘좀비고등학교’의 첫 공식 팝업스토어는 이 같은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사전 예약은 시작과 동시에 몰렸고, 1분 늦게 접속한 이용자에게는 4000명 대기 안내가 표시됐습니다. 예약에 실패한 팬들은 새벽부터 현장에 나와 줄을 섰습니다. 제목 그대로 “새벽 1시부터 줄 섰어요…4000명 대기 1020 난리난 곳”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게임 속 경험이 팬덤의 뿌리가 되다
좀비고등학교 팬들에게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겼던 기억을 현실에서 다시 확인하는 공간에 가까웠습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게임을 처음 접했던 시기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한 첫 게임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반 친구 대부분이 함께 즐기던 놀이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게임을 하지 않는 친구가 생겨도, IP 자체에 대한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경험은 팬덤 형성에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처음 접한 콘텐츠일수록 감정적 연결이 깊고, 이후 성인이 된 뒤에도 당시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추억은 소비력이 될 때 더 강해진다
어린 시절에는 게임을 좋아해도 직접 상품을 구매할 경제적 여력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용돈과 소득이 생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과거에는 화면 속에서만 만났던 캐릭터를 인형, 키캡, 의류, 문구류 같은 실물 상품으로 소장할 수 있게 됩니다.
좀비고등학교 팝업스토어를 찾은 팬들이 장시간 대기를 감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원하는 굿즈를 얻기 위해 여러 차례 팝업을 방문하거나, 현장 구매와 예약 주문을 합쳐 수십만 원을 지출하는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 소비의 기준이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좋아해 온 IP인가”로 바뀐 것입니다.
이때 굿즈는 물건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팬에게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취향을 보여주는 기념품이자, 같은 게임을 좋아했던 사람들과 연결되는 매개체입니다. 구매 행위 자체가 팬덤에 참여하는 방식이 되는 이유입니다.
장수 IP의 핵심은 ‘함께 성장하는 팬’이다
이러한 성장형 팬덤은 좀비고등학교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사랑받은 메이플스토리 역시 초등학교 시절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들이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핵심 팬층으로 성장했습니다. 어린 이용자가 시간이 지나 충성도 높은 소비자가 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장수 IP는 새로운 이용자를 계속 끌어들이는 동시에, 기존 팬이 떠나지 않도록 추억을 현재의 경험으로 확장합니다. 팝업스토어, 전시, 테마파크 협업, 한정 굿즈와 같은 오프라인 콘텐츠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과거의 감정을 다시 불러내고, 팬이 지금도 이 IP를 좋아할 이유를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린 시절의 게임은 추억에 머물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공유한 경험은 팬덤이 되고, 팬덤은 소비력이 되며, 소비력은 IP의 새로운 생명력으로 이어집니다. 새벽부터 이어진 오픈런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한 세대의 놀이가 평생의 취향과 시장으로 성장하는 장면이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318266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