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경계인의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다…14년만에 돌아온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한일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다시 무대에 오른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재연은 경계인의 삶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으로,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는 재일동포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현재와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이 연극은 일본 간사이, 특히 오사카를 배경으로 하여, 오랜 역사의 상흔과 함께한 가족의 고통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14년 만의 무대 복원에는 그만큼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요. 삶과 소속감,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재일동포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경계인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냅니다.

연극은 한 가족의 생존과 정체성,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삶의 무게를 견디는 가족의 모습은 현실적인 고통과 희망의 공존을 보여줍니다. 곱창집 ‘야끼니꾸 드래곤’이라는 상징적인 무대는 단순히 생존의 장소를 넘어, 일본 사회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한 존재의 애매한 경계와 정체성을 은유합니다.

무대 곳곳에서 퍼지는 곱창 냄새와 사투리, 그리고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는 디아스포라의 복잡한 내면을 생생히 전달합니다. 이러한 후각적 연출은 관객에게 과거의 기억과 잃어버린 뿌리에 대한 공감과 향수를 일깨우며, 무대 위 삶이 단순한 연극 그 이상임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삶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희망이라는 숭고한 메시지를 통해, 삶의 고통 속에서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간 존재의 강인함을 노래합니다. 다시 한 번, ‘경계인의 삶’이자 ‘디아스포라’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이 연극은 우리 모두에게 진한 공감과 연대의 메시지를 남깁니다.

지금 이 순간, ‘야끼니꾸 드래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입니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이자, 끝나지 않은 삶의 연속성을 증언하는 소중한 유산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곱창집에서 울려 퍼지는 기억과 희망의 목소리

‘경계인의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다…14년만에 돌아온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 너머에 자리한 깊은 역사와 정체성의 혼란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이 작품은 특히 간사이 사투리와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를 통해 관객의 감각을 온전히 끌어당긴다.

이 연극은 재일동포 정체성의 혼란과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곱창집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큰 의미를 그려낸다. 일본 간사이 지역, 특히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연출가 정의신의 고향과 뿌리를 담아내어, 진정성을 더한다. 배우들이 걸쭉한 간사이 사투리와 어눌한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모습은 이 가족이 ‘이곳’에 깊이 뿌리내리진 못했지만, 여전히 그 삶의 터전임을 보여준다.

무대에서 퍼지는 곱창 굽는 냄새와 뻥튀기 냄새는 단순한 미장센을 넘어, 과거 한국의 가난했던 시절과 삶의 기억을 후각적으로 전달하는 강렬한 감각 자극이다. 관객들은 몰입도를 높여, 그리운 가족의 정과 삶의 희망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생생히 체험하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이 작품의 큰 강점이다. 허리가 굽고, 한쪽 팔이 없는 듯한 모습으로 인물의 깊은 내면을 표현하는 김용길 역 이영석 배우의 연기, 그리고 극중 토키오 역 키타노 히데키의 섬세한 표현은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특히,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삶의 다양한 얼굴을 포착하며, 희망과 좌절이 뒤엉킨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듯 ‘야끼니꾸 드래곤’은 단순한 연극을 넘어,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하나의 행위입니다. 연출가 정의신은 이 작품을 통해 재일한국인들의 삶과 정체성을 담아내며, 강한 공감과 울림을 전하고자 했다. 1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이번 공연은 과거의 아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통된 기억과 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당신이 이 연극에서 만나는 것은 경계 위에 선 이들의 끝없는 이야기이자, 오늘도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1204698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