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한 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흔들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과 6·25 전쟁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한 질의는 어떻게 영화와 암살 배후 논쟁으로 번졌을까요?
28일 법사위에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느냐”, “6·25는 남침이냐, 북침이냐”고 물었습니다. 최 장관은 “너무 비상식적인 질문”이라며 업무와 관련된 질문에 답하겠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어 영화 ‘암살자(들)’을 거론하며 “육영수 여사를 죽인 사람, 문세광이 맞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영화가 있느냐고 재차 묻자 최 장관은 헛웃음을 보이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납득하지 못해서 답을 못하겠다”고 맞섰습니다.
질의 시간이 끝난 뒤 김 의원이 추가 발언을 요구했지만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정치적 질문이라며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회의장을 나서는 최 장관을 향해 김 의원이 장관 자격을 따져 묻는 등 설전도 이어졌습니다.
영화에는 당시 사건의 배후와 관련한 가설을 제기하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 일었습니다. 제작사는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거나 역사적 결론을 확정하려는 작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창작의 자유와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국회 질의로까지 옮겨붙으며, 법사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표현의 자유인가, 역사 왜곡인가…육영수, 누가 암살? 질문에 헛웃음, 법사위 또 아수라장
추석 연휴 나흘 동안 140만7000여 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암살자(들)’. 흥행만큼이나 뜨거운 논쟁을 부른 이유는 영화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삼아, 당시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능성을 극적으로 그렸기 때문입니다.
제작사는 공개된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더한 극영화라며,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역사적 결론을 새로 확정하려는 작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허진호 감독도 개봉 전 인터뷰에서 진실이나 배후를 밝혀내기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일부 여권 인사들은 사자명예훼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비판했고, 다른 정치인들은 창작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비판 역시 표현의 자유에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법사위에서는 “육영수 여사를 죽인 사람이 문세광이 맞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헛웃음을 보이며 답변을 거부해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쟁점은 영화가 역사적 사건을 다룰 자유가 있느냐에만 있지 않습니다. 어디까지가 창작을 위한 상상이고, 어디서부터 관객에게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살피는 일도 중요합니다. 제작진은 허구와 극적 설정임을 강조하지만, 관객은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이 등장하는 작품을 역사 해석의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결국 표현의 자유는 작품을 만들 권리뿐 아니라 그 내용에 질문하고 비판할 권리까지 포함합니다. 다만 영화 속 가설을 확인된 역사적 사실로 단정하지 않는 태도 역시 필요합니다. ‘암살자(들)’이 던진 진실과 상상의 경계는 창작자의 설명만으로 정해지기보다, 작품을 둘러싼 근거와 비판을 함께 살피는 과정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290700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