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NPU의 대표 주자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의 심장부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마주 앉았습니다. 한때 엔비디아 GPU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기업이 기술 제휴를 넘어 투자와 인수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AI 반도체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최근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 황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리벨리온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기술 협력뿐 아니라 투자와 인수 가능성까지 테이블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번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리벨리온의 상징성 때문입니다. 리벨리온은 엔비디아가 장악한 GPU 시장을 겨냥해 전력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NPU를 개발해왔습니다. 정부 역시 지난 3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2500억 원을 투자하며 리벨리온을 국산 AI 반도체의 핵심 기업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성장 과제는 분명합니다. 리벨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300억 원대에 머물렀고,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입니다. 엔비디아와 손잡는다면 미국 시장 진출과 대규모 고객 확보가 쉬워질 수 있지만, 동시에 독자적인 소버린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표와 충돌할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 이번 회동은 한 기업의 협력 논의를 넘어 국내 NPU 산업 전체의 방향을 묻는 장면입니다. 독자 노선을 지키며 ‘AI 주권’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엔비디아 생태계에 편입해 빠른 글로벌 성장을 노릴 것인지. 리벨리온의 선택이 K-NPU의 미래를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독립의 명분과 성장의 기회 사이: AI 독립이냐 협력이냐…K-NPU 딜레마
리벨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대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미국의 추론 칩 경쟁사 세레브라스와 에치드의 기업 가치는 각각 60조원, 30조원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시장의 기대만으로는 글로벌 규모의 성장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독자 노선을 지키는 것이 과연 생존과 성장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리벨리온이 독립 노선을 고수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소버린 AI’라는 명분입니다. 엔비디아 중심의 생태계와 미국 기술 의존도에서 벗어나려는 유럽과 중동 국가에 국산 NPU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전략적 투자와 리야드 지사 설립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러나 소버린 AI 수요만으로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려면 대규모 고객 기반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안정적인 공급망이 필요합니다. 엔비디아와 협력한다면 리벨리온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데이터센터로 진출할 기회를 얻고, 기술 제휴나 투자·인수를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협력이 곧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엔비디아 생태계에 편입될수록 리벨리온만의 기술 정체성과 정부가 추진해온 국산 AI 반도체 육성의 의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독립을 고집하다가 자금과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면 국내 NPU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선택은 한 기업의 투자 유치나 사업 제휴를 넘어섭니다.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와 손을 잡을지, 독자 생태계를 구축할지에 따라 ‘AI 독립이냐 협력이냐…K-NPU 딜레마’의 향방과 다른 국내 NPU 기업들의 전략까지 달라질 전망입니다. кар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3145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