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이 200만 원을 넘는 고령자도 매달 34만 원의 기초연금을 받는 현실. 반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같은 금액을 넓게 나눠주는 방식이 과연 가장 효과적인 노인 복지일까요?
정부가 기초연금 제도 도입 12년 만에 수급 기준을 다시 검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65세 이상이면서 소득인정액이 전체 고령자의 하위 70%에 해당하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비슷한 금액을 지급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자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반면, 정작 생계가 어려운 노인에게 돌아가는 지원을 충분히 늘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현재 기초연금 수급자는 약 778만 명으로, 65세 이상 인구의 70%에 달합니다. 이에 필요한 재정도 2014년 5조2000억 원에서 올해 23조1000억 원으로 네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존 기준을 계속 유지하면 재정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령자 소득 하위 70%’라는 상대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의 90%대 초반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고령자를 자연스럽게 제외하고, 절감한 재원을 저소득층 노인의 연금액을 높이는 데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른바 ‘하후상박’, 즉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더 두텁게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핵심은 단순히 기초연금 수급자를 줄이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한정된 재원을 모든 고령자에게 얇게 나누기보다, 빈곤 위험이 큰 노인에게 집중해 실질적인 생활 안정을 돕자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의 기초연금 개편이 노인빈곤 완화와 재정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줄어드는 수급자, 커지는 지원 효과: 기초연금, 받는 사람 줄여 저소득층 노인에 더 준다
2040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가 약 2000만 명에 이를 전망입니다. 기초연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수급자는 약 1400만 명까지 늘어나고, 연간 지출 규모도 42조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고령 인구 증가가 곧바로 재정 부담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개편안은 수급 기준을 기존의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 중위소득 90%대 초반 수준으로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기준을 중위소득에 연동해 상한선으로 두면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자는 단계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되고, 지원이 꼭 필요한 노인에게 재원을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준 중위소득 90%를 상한선으로 적용할 경우 2040년 기초연금 수급자가 약 1130만 명으로 줄어들고, 연간 지출액은 34조원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제도를 유지했을 때와 비교하면 매년 약 8조원의 재정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저소득층 노인의 연금액을 높이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모든 고령자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득이 낮을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구조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받는 사람의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재원을 노인빈곤 완화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재배분하려는 접근입니다.
생산가능인구의 부담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현행 기준을 유지하면 생산가능인구 1인당 기초연금 부담액은 2030년 95만원에서 2050년 188만원까지 증가할 전망입니다. 반면 중위소득 90% 수준을 상한으로 설정하면 2050년 부담액은 150만~16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수급 기준이 좁아지는 만큼 기존 수급자의 반발과 형평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상에서 제외되는 고령자에 대한 안내와 함께, 실제 빈곤 위험이 높은 노인을 놓치지 않는 보완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번 기초연금 개편의 성패는 수급자 수를 얼마나 줄이느냐보다, 절감한 재원을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Reference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2495531
